![]() 우리 집에 놀러 왔다하면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는 말썽쟁이 진호 그런데 그걸 귀찮아 하기만 하는 나쁜 고모 조카녀석은 그냥 고모랑 놀고파서 그런건데 그걸 귀엽게 못 봐주는 나쁜 고모 근데도 진호녀석 제 집에 돌아갈 시간이 되면 안간다고 떼 쓰다 결국 내 다릴 붙잡고 "고모, 우리집에 놀러와~ 응?" 하고 매달리네 우리 이쁜 진호 조카님 밝게 맑게 자라다오 # by riverjm | 2005/09/07 01:06 | 트랙백
재현이 혼자 수업듣기 심심타고 하고, 나도 공부 좀 할 겸 학교에 갔다.
금요일이라 사람은 많지 않아도 개강 이틀째다운 활기가 있었다. 그러나 98학번 또래의 사람은 거의 볼 수 없었다. 훤칠한 여학생들과 함께 자하연 매점에서 냉커피를 사들고 가는 OO을 보았으나 애써 부르지 않았다. 재현이가 "인사해~"하고 부추켰어도 부르지 않았다. 나는 지금의 내 처지를 부끄러워하는 것인가... 중도 1열에서 나란히 앉아, 나는 텝스를 재현이는 토익을 공부했다. 책에 집중하는 동안에는 다시 학부생으로 돌아간 것도 같았지만, 가방을 챙겨 들고 도서관을 나올 무렵 '내일은 학교에 오지 않을 것 같아'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메웠다. # by riverjm | 2005/09/02 21:14 | 트랙백
[콩트] 외로운 남자 (오마이뉴스 펌) 박희우(phwoo1445) 기자 103번 시내버스가 왔다. 나는 버스 입구에 설치된 카드인식기에 교통카드를 들이댔다. 카드인식기에서 "감사합니다"란 소리가 나온다. 나는 버스 안으로 들어갔다. 그 순간부터 고역이다. 버스 안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발 디딜 틈이 없다. 나는 뒤쪽을 향했다. 그런데 그게 말처럼 쉽지를 않다. 아침 버스는 학생들이 많았다. 학생들은 저마다 책가방을 어깨에 들쳐 매었다. 그게 자꾸만 몸에 걸렸다. 그래도 이건 좀 낫다. 정말 곤혹스런 건 여자들과 부딪히는 것이다. 본의 아니게 여자들 젖가슴이 내 몸에라도 닿을라치면 여간 민망한 게 아니다. 그래도 나는 뒤쪽으로 향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남들은 나의 이런 행위를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다르다. 버스 뒷좌석에는 학생들이 많이 탔다. 불과 서너 정거장만 가면 그들이 다니는 고등학교가 나온다. 그들 모두는 그곳에서 내린다. 나는 그걸 노리고 있었다. 오늘따라 운전기사가 얌전 운행을 한다. 서행에 서행을 거듭한다. 사람이 올라탈 때마다 버스에서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온다. 버스 안쪽은 혼잡하니 승객 여러분께서는 뒤쪽으로 이동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미련하다 싶을 정도로 앞쪽만 고집한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운전기사는 태연하기만 하다. 운전대 바로 옆에는 신문이 놓여있다. 그때 나는 놀랄만한 사실을 한 가지 발견했다. 버스가 정지신호에 걸릴 때마다 운전기사가 잽싸게 신문을 펼쳐드는 것이었다. 불과 몇 분밖에 되지 않는데도 운전기사는 신문을 잘도 읽었다. 신호등이 바뀌자 운전기사는 빠른 동작으로 신문을 제자리에 놓았다. 운전기사의 그런 행동은 정지신호를 받을 때마다 반복되었다. 나는 어렵게 뒤쪽까지 왔다. 나는 맨 뒷좌석을 살펴본다. 6명이 앉았다. 뒤에서 두 번째 줄은 나를 가운데로 해서 4명이 앉았다. 이중에서 한 명이라도 내리면 바로 내 차례다. 그런데 불안하다. 10명중에 학생은 1명밖에 없다. 이런 경우는 일찍이 없었다. 적어도 두세 명은 학생이었다. 이제 고등학교다. 학생들이 우르르 내렸다. 내가 진작부터 점찍었던 학생도 내렸다. 나는 당연히 내 차례거니 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언제 왔는지 할머니가 내 옆에 서 있다. 나는 할머니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할머니가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 앉았다. 나는 천장에 매달린 손잡이를 꽉 쥐었다. 가슴이며 어깨는 이미 땀으로 촉촉하게 젖었다. 버스가 사거리에서 멈춘다. 자동차가 많기도 하다. 동서남북 어디를 봐도 자동차뿐이다. 마치 주차장을 연상시킨다. 운전기사는 이번에도 신문을 펼쳐들었다. 혼잣말로 뭐라고 중얼거리는데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들을 수 없었다. 다음은 농산물공판장이다. 버스가 굴다리를 지난다. 도로가 정체되는 모양이다. 굴다리 중간지점에서 버스가 멈췄다. 나는 버스 안을 둘러본다. 아직도 서서 가는 사람이 예닐곱 명은 된다. 나는 적이 안심이 된다. 그때 아줌마가 내리는 문 앞에서 소리를 지른다. 문 좀 열어달라는 것이다. 이곳에서 내리면 농산물공판장과 가깝다. 그러나 운전기사는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아저씨, 문 좀 열어달라니까요?" 아줌마가 몇 번을 외쳤지만 운전기사는 끄떡도 하지 않았다. 버스는 다음 정거장에서야 멈췄다. 아줌마가 화가 났던지 욕설을 퍼붓고 내렸다. 내가 들어도 심한 욕이었다. 그런데도 운전기사는 냉담하기만 하다. 뭐라고 한마디 할 법도 하건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특이한 운전기사였다. 이제 버스는 상습정체구간을 벗어났다. 탁 트인 대로가 눈에 들어온다. 버스가 속력을 내기 시작했다. 그런데 허전하다.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 이럴 수가. 나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 많던 사람들이 다 어디로 갔을까. 서서 가는 사람은 나하고 뒷문 쪽에 있는 아가씨뿐이다. 갑자기 공포감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모두 나를 쳐다보는 것만 같다. 부끄러웠다. 이니 외롭고 쓸쓸했다. 뒤 꼭지가 간질간질하다. 이때처럼 툭 튀어나온 아랫배가 그렇게 원망스러울 수가 없다. 나는 아랫배에 힘을 주었다. 마땅히 눈 돌릴 곳이 없다. 나는 하염없이 창밖만 바라보았다. 그때 불쑥 일어나는 충동, 당장이라도 버스에서 내리고 싶었다. 이런 외로움은 정말 참기 힘든 것이었다. 고문이 따로 없었다. 내게는 이게 바로 고문이었다. 나는 왼손을 바지주머니에 찔렀다. 그러다가 얼른 손을 뺐다. 이렇게 더운데 호주머니에 손을 집어넣다니. 나는 허리 춤에 손을 가져갔다. 그래도 어색한 건 어쩔 수 없었다. 나는 힐끗 아가씨를 훔쳐보았다. 여전히 아가씨는 뒷문 앞에 서있다. 나는 아가씨의 그런 모습을 불안하게 바라보았다. 다음 정거장에서 아가씨는 내릴지 모른다. 그러면 나도 따라서 내려야하나. 아니면 앉아있는 사람들 중 누가 내리는 행운을 기대해야만 하나. 내 머리는 여러 가지 생각들로 뒤범벅되어 있었다. 정거장이 저 만치서 눈에 들어온다. 나는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아가씨가 창문에 붙어있는 부저를 누른다. 정거장에 버스가 멈추고 아가씨가 내렸다. 달리 내리는 사람은 없었다. 나는 비로소 절감했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남자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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